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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장애는 장애가 아닌 다름 올림픽 현장에서 또 다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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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까치
댓글 0건 조회 79회 작성일 24-08-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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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처럼 연주자에게도 화합과 순발력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내 갈 길만 가면 화합을 이루지 못해요. 서로의 소리를 들어야 해요. 들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파트를 찾아 연주해야 해요.”

발달장애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연습 현장. 안두현 상임지휘자의 말에 단원들이 큰 목소리로 “네” 하고 답했다. 실수는 이어졌지만 누구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안 지휘자의 지휘에 집중했다. 때로는 묵직하게, 때로는 깃털처럼 연주하며 흩어졌던 소리가 하나로 모이자 이윽고 천상의 하모니로 어우러졌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하트-하트재단이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의 사회성 향상과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2006년 창단했다. 전원이 발달장애인인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20대부터 30대 후반의 청년 연주자 37명이 활동한다.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뽑기에 실력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하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1200여 회 공연을 했다. 2018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찬양대합창제에 초청받아 카네기홀에서 연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온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2024 파리하계패럴림픽(이하 파리패럴림픽)’에 맞춰 9월 4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주회를 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재외 한국문화원 순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로부터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을 받아 진행돼 그 의미를 더한다.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은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예술과 스포츠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단체를 심사해 부여하는 인증이다.

안 지휘자는 이번 유럽 공연이 “발달장애인도 음악과 예술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알리고 차별과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의 문화적 다채로움을 알리고 발달장애인의 예술적 성과를 세계에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9월 3일 프랑스 출국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인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안 지휘자를 만났다. 아침 10시부터 진행된 합주는 오전 11시 반이 되도록 쉼 없이 이어졌다. 단원들은 자리를 뜨는 사람 하나 없이 연주에 열중했다.



단원들에게 음악을 설명할 때 비유를 많이 드는 점이 인상 깊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 곡을 설명하며 마치 공기보다 가벼워 하늘을 유영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발달장애는 지능이 해당연령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를 말하며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다보니 음악이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보다 쉽게 설명해야 단원들이 음악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경쾌한 연주를 할 때는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탈 때의 느낌처럼 연주해보라고 한다. 힘차게 연주한다는 건 무조건 악기의 소리를 크게 내는 게 아니다. 오히려 소리가 거칠어진다. 유연하면서도 묵직하게 연주할 때 강렬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단원들이 클래식 음악이 주는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이며 음악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를 처음 맡았던 그 날을 기억하나?

오케스트라를 맡은 지 7년 정도 됐다. 처음 만났을 땐 어색했지만 일반 오케스트라와는 분명 달랐다. 단원들은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순수하다. 또 음악 자체를 즐기고 배움에 대해 마음이 열려 있다. 지휘자 입장에서 단원들의 열의가 느껴져 힘이 났다.



수많은 해외 공연을 했겠지만 이번 공연은 파리패럴림픽을 기념하는 의미로 장애인 오케스트라단이 연주한다는 점에서 특별하지 않나?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으로 처음 떠나는 여정에 단원 모두 기대에 부풀어 있다. 공연은 파리의 120년 된 유서 깊은 공연장 살 가보와 파리침례교회, 브뤼셀의 왕립음악원과 벨기에문화원 등 네 곳에서 진행한다. ‘비제 카르멘 서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9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습한 만큼 우리의 실력을 선보이고 오는 게 목표다. 음악을 향한 우리의 열정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큰 감동으로 닿길 바란다.



발달장애인이 악보를 보고 이해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특히 어려운 클래식 연주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유가 있나?

음악이라는 게 악보가 전부가 아니다. 감정을 표출해나가는 과정이다. 물론 좀 더 쉬운 음악을 연주할 수도 있지만 나는 지휘자로서 오케스트라단을 이끌며 정통 클래식 음악을 바탕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한라산 등반 다음에 백두산, 에베레스트산으로 단계를 높이듯 완급을 조절해나가며 난도를 높여 연주하다보면 분명 성장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처음에는 1년 준비해야 한 곡을 완성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달이면 충분하다. 이러한 성장을 바라보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여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첫 음 하나를 맞추는 것도 힘들어 했다. 하지만 어려움은 어떤 오케스트라든 다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장애는 결코 장애가 되지 않는다. 장애를 다름으로 받아들이면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 장애를 넘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실험하고 있다. 장애에 대한 선입견을 깨주고 싶다.



정체기는 없었나?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고 4년 차가 가장 어려웠다. 할 수 있다고 끌고 왔는데 정체기가 왔다. ‘여기까지인가, 이 이상은 안되나’ 좌절도 했다. 나는 늘 단원들에게 ‘우리는 프로’라는 말을 강조한다. 일반 오케스트라와 견줄 정도로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계속해 연습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실력을 다른 오케스트라와 비교하면 어떤가?

발달장애인만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국내 최초인 걸로 알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연주를 들으면 다들 그 수준에 놀란다. 다른 오케스트라와 실력을 견줄 만하다. 이번 파리패럴림픽을 앞두고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을 받은 것만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지휘자로서 단원들에게 바라는 게 있나?

리더는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다. 나는 단원들에게 최고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던졌다. 나머지는 단원들의 몫이다. 사춘기를 겪는 단원도 있고 고된 연습을 힘들어 하는 단원도 있지만 그 시간들을 버티면서 단단해진다. 단원 모두 성장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최고가 되자는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중이다. 

서경리 기자



<하트하트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출사표>“클래식 본고장에 우리 실력 제대로 보여줄 것”



9월 유럽 출국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인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송우련·이영수·홍준혁 씨를 만났다.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고 있는 송 씨는 2010년 입단해 14년째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플루티스트인 이 씨는 2006년 입단한 창단 멤버로 이번 유럽 공연에서 바이올린 협주곡에 플루트 대표로 무대에 선다. 홍 씨는 2015년 입단해 호른을 담당하고 있다. 

파리패럴림픽 기간에 유럽 현지에서 연주회를 연다. 기대가 클 것 같다.

송우련(이하 송) 유럽 연주는 13년 만이다. 유럽의 문화를 배우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감동을 주는 멋진 연주를 선보이고 싶다.

이영수(이하 이) 우리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홍준혁(이하 홍) 음악의 거장들에게 우리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 그곳 분위기를 마음에 담아와 나만의 음악으로 승화시키고 싶다.

연습과정에서 어려운 점을 꼽는다면?

송 아무리 열심히 연주해도 무대 위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연주의 화합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악장으로서 힘들었다. 될 때까지 연습하거나 경험을 쌓으면서 나를 점검하고 고쳐나가고 있다.

이 고비가 있을 때마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홍 음악을 연주하며 감정 표현이 어려울 때가 있다. 음악의 수준이 올라갈 때마다 실수도 잦아진다. 그때마다 연습으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송 열심히 연습해도 표현이 로봇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감정 표현을 위해 음악도 듣고 몸을 움직이면서 감정을 느껴보려 한다. 그 결과 2023년 정기음악회 때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제대로 보여줬고 그만큼 칭찬도 많이 들어 뿌듯했다.

이 무대에서 박수를 받을 때가 가장 보람된다. 플루트로 독주회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홍 학교나 직장, 사회 곳곳을 찾아가는 연주회에서 장애인도 잘할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공감의 박수를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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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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