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소통하니 답이 나왔다”…‘카카오톡 체납고지’ 최초 구상한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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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 전역은 물론 전국 다수의 자자체에서는 세금 체납고지서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발송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규제샌드박스 기술을 활용해 휴대폰 번호를 몰라도 발송할 수 있는데, 이에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고 종이 고지서처럼 분실되는 경우도 없다.
특히 노원구는 이 서비스를 통해 5억 7000만 원의 초과징수로 세입 확대효과를 얻었으며 종이 고지 발송 49만 건 중 20만 건을 모바일로 발송해 연간 5000만 원 가량을 절감하는 등 국민 납세편의 만족도 증진에 기여했다.
이 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구현한 강문영 서울 노원구청 소상공인지원팀장(당시 노원구청 징수과)은 이러한 성과로 지난해 11월 행안부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장관상 수상에 이어 지난 7월 제4회 적극행정 유공자로 뽑혀 ‘훈장’을 받았다.
강문영 팀장이 노원구청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체납고지서 발송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로, 사업을 구상한 것은 2022년 초로 거슬러간다.
당시 강 팀장은 체납 고지서가 종이로 발송되면서 송달율은 물론 징수율도 낮은 문제점에 고심하던 차에 우연히 규제샌드박스 관련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이에 ‘규제샌드박스(주민번호 암호화 연계정보)’ 신기술을 활용하고, ‘전자문서법’을 근거로 ‘공인전자문서중계자’인 카카오톡과 연계해 모바일 전자송달하면 비용도 줄이고 고지서 수신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모바일로 체납 고지서를 발송하고 납부까지 가능하도록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수소문해 관계자와 첫 미팅을 갖고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강 팀장은 전산을 전공하지 않은 탓에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동안 꾸준히 전산 활용 능력을 발전시키고 이를 업무에 활용하고자 노력한 점이 빛을 발한다.
이 결과 전국 최초로 휴대폰 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으로 체납 고지부터 간편납부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에 그동안 다양한 사유로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달라 종이고지서를 받을 수 없었던 많은 시민들이 처음으로 세금 고지를 받았다는 감사의 전화를 해왔다.
또한 오랜기간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내국인이 카카오톡으로 체납 고지서를 확인하는 등 다양한 계층에서 그동안 체납한 세금을 확인하고 납부하기에 이르렀다.
이밖에도 외국인의 경우 국내에 1년 이상 체류시 주민세를 내야하는데 직업상 거주지가 자주 바뀌어 수령하지 못했던 고지서를 확인하면서 “외국인도 주민세를 내야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팀장은 형편상 어쩔수 없이 납부가 연체 중이었던 어떤 주민과의 전화상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강 팀장은 “그 분의 경우 종이 체납고지서로 인해 가족과 지인 등에게 세금을 잘 안내는 사람으로 여겨져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체납 사실을 휴대폰으로 알려주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성실히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이러한 지방세 체납을 안내한 노원구는 같은 해 4월 이 서비스에 주정차위반과태료 체납 고지를 추가했다.
이어 5월에는 의무보험·검사과태료와 이행강제금 등 세외수입, 7월에 지방세 납부 안내문, 8월 영치번호판 반환 안내문 그리고 11월에는 지방세 환급금 수령 안내문까지 포함시켰다.
강 팀장은 “카카오톡 한 번에 체납고지서 하나만 전달하는게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를 해소하고자 한 번에 여러개의 내용을 넣도록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최대 10건까지 일괄 고지하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후에야 “비로소 스스로에게도 잘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중 환급금 안내의 경우 후배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했는데, 보통 일년에 걸쳐 정리하는 환급금이 알림톡 서비스 덕분에 시행 한달만에 약 3억 원의 환급금 중 2억 원 이상이 환급됐다.
이처럼 종이없는 고지서로 탄소중립 실천에도 기여한 모바일 체납고지서 수신 및 납부 서비스는 2023년 11월부터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됐다.
또한 전국 다수의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는데, 하남시는 2023년 10월에 시행했고 이밖에 다수 지자체도 검토 중이다.
특히 강 팀장은 모바일 안내고지를 복지 분야로까지 넓히고자 지난 7월 적극행정 유공 포상자 시상식에서 만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이러한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적극적으로 추진해보라”고 독려했고, 이후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조정실은 물론 서울시 등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내년 초 노원구 또는 다른 자치구에서 시범운영을 검토 중이다.
한편 강 팀장은 현재 소상공인지원팀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각종 지원사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강 팀장은 “올해 1월 해당 부서로 이동 후 2월부터 ‘찾아가는 소상공인 매니저’ 사업과 ‘노원구 소상공인 정보’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먼저 ‘찾아가는 소상공인 매니저’가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애로사항 상담 등을 통해 산재된 소상공인 지원정책 안내와 세부절차를 지원하고, 카카오톡 채널에서는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한 최신의 지원정책을 격주마다 알림톡으로 전하고 있다.
강 팀장은 “다양한 지원사업이 소상공인에 전달되지 못하면 너무 안타깝다”면서 “매니저를 채용해 일자리도 늘리고, 카톡채널로 사업내용의 피드백과 사후관리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월 중순부터 시작한 카톡채널은 8월 현재 가입자가 3393명”이라면서 “소상공인분들은 물론 매니저와 관계자 등도 만족하시는 만큼 다른 자치구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고려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 팀장은 ‘적극행정’에 대해 “먼저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과 소통하며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알아보고 시도하는 것이 적극행정의 시작”이라면서 “새로운 시각과 노력으로 접근해 아이디어를 실현해 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실패한 경우에도 주민을 위한 행정이었던 바, 이를 인정해 주는 사회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보다 많은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적극행정에 있어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본인의 의지와 그 의지를 지지하는 관리자가 적절한 업무 분배·조정으로 사업의 추진력까지 달아준다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팀장은 “무엇보다 공무원도 사람인 만큼 주변의 응원과 격려, 칭찬이 있어야 고래처럼 춤도 추지 않겠냐”며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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