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용계정·분옥정, 보물로 지정…“조선 후기 건축적 특징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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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6년과 1820년에 각각 건립된 경상북도 포항 지역의 조선 후기 정자 ‘포항 용계정’과 ‘포하 분옥정’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서원 철폐령에도 보존된 용계정과 분옥정의 역사적 가치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있는 조선 후기 누정의 건축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점을 인정해 이같이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먼저 용계정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된 2층의 누마루를 가진 정면 5칸, 측면 2칸의 ‘ㅡ’자형 팔작지붕 건축물로, 앞쪽에는 기계천이 흐르고 있다.
창건 당시에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여강이씨 후손들의 수양공간으로 활용했는데, 이후 1778년(정조 2년)에는 정면 5칸으로 증축했다.
1779년(정조 3년)에는 용계정 뒤편에 서원의 사당인 세덕사를 건립하면서 용계정에는 연연루라는 현판을 달아 서원의 문루 역할을 했다.
특히 1871년(고종 8년) 서원 철폐령 당시에는 훼철을 막기 위해 주변에 담장을 쌓고 다시 옛 현판을 달아 화를 면했다고 하며, 이후 여강이씨가 문중 회의와 행사 장소로 활용하며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한편 용계정이 있는 덕동마을은 여강이씨 향단파의 집성촌으로, 문중과 관련한 문화유산이 함께 형성돼 있다.
이곳 마을의 수구막이 숲으로 조성된 덕동숲은 용계정과 함께 어우러지는 뛰어난 가치를 이미 인정받아 2011년 8월에 국가지정자연유산인 명승 포항 용계정과 덕동숲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함께 지정된 분옥정은 1820년(순조 20년)에 건립한 창건기록이 명확하고, 정면에는 용계천 계곡과 노거수가 있는 등 산천이 어우러진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러한 입지 여건은 ‘구슬을 뿜어내는 듯한 폭포가 보이는 정자’라는 의미를 지닌 분옥정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분옥정 내부에 걸려 있는 청류헌(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 용계정사(물이 흐르는 형상이 용과 같음) 등의 현판에도 잘 표현돼 있다.
특히 추사 김정희 등 이름난 명사들이 남긴 현판, 편액이나 시판을 비롯해 화수정기, 돈옹정기 등의 과거 문헌에도 분옥정 관련 기록이 남아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
분옥정의 구조는 정면 3칸의 누마루와 그 뒷면에 2칸의 온돌방을 이어 배치한 ‘丁’자 평면 형태로 조성했다.
‘丁’자형 정자의 일반적인 특징은 ‘丁’자의 윗부분(‘ㅡ’부분)에 생활공간인 방을 배치하고 아랫부분에 큰 마루를 두는데, 분옥정은 정면의 계곡을 잘 조망할 수 있도록 윗부분에 누마루, 아랫부분에 온돌방을 배치했다.
지붕은 진입부의 위계를 고려해 온돌방은 팔작지붕, 누마루는 맞배지붕으로 조성하면서도 각 지붕의 용마루와 처마의 높이를 같게 맞췄다.
이는 분옥정의 뛰어난 경관적 가치를 뒷받침해 주는 요소이자, 다른 정자에서는 보기 어려운 세련된 건축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한 포항 용계정과 분옥정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문의 :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국 건축유산팀(042-481-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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