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9월21일(현지시각) 예비역 동원령을 내린 뒤 징병 대상인 남성들을 포함한 러시아인들이 조지아와 카자흐스탄 등 국경을 접한 나라를 통해 러시아를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독립 언론 <메디아조나>가 22일 공개한 조지아와의 국경에 있는 베르흐니 라르스 국경검문소에서 러시아인들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 메디아조나 누리집 갈무리
올해 상반기 국내에 접수된 러시아인 난민 신청자 수가 이미 2400명을 넘어서며 지난 한 해치의 두 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적의 난민 신청자와 비교하더라도 러시아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법무부가 27일 공개한 ‘2023년 6월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의 국적별 난민신청자 현황을 보면 올해 1∼6월 국내에 접수된 난민 신청자 8348명 가운데 러시아인은 2464명(29.5%)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한 해 러시아인 난민 신청자가 1038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를 넘어선 것이다.
난민 신청 사유는 ‘정치적 의견’(2048건)이 가장 많았다. 이는 징집 대상이 되는 러시아 남성의 탈출이 이어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할 병력 30만명을 모으기 위해 강제 동원령을 내렸고, 그 뒤에도 당국이 추가로 병력을 모집할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상반기 이뤄진 난민 신청 심사는 모두 3347건으로 이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된 경우는 43건, 인도적 체류 허가가 난 경우는 41건에 그쳤다. 난민 인정률은 1.3%, 보호율은 2.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