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속에, 올해 1분기에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킨 반면,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순위가 밀렸다.
6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세계 디(D)램 시장점유율은 전분기와 같은 42.8%로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 1분기 디램 매출은 40억13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견줘 61.2%, 전분기에 비해서는 25.2% 각각 감소했다. 반도체 시장 불황이 지속되며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 부진과 감산이 이어진 영향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1분기 디램 시장점유율은 24.7%로, 전분기(27.0%)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업계 순위도 2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미국 마이크론(27.2%)이 에스케이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디램 가격 하락에 대응해 선제적·공격적으로 감산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낸드 메모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1위를 지켰다. 1분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매출(29억9천만달러)은 작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지만, 시장점유율은 34.3%로 전 분기(33.9%)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일본 키옥시아(19.5%), 미국 웨스턴디지털(15.9%), 에스케이하이닉스(자회사 솔리다임 포함·15.1%) 순이었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낸드시장 점유율은 전분기(16.8%)보다 1.7%포인트 낮아졌고, 업계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
낸드는 디램에 견줘 수익성 낮고 여전히 재고 수준이 높아 감산 기조가 더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램은 인공지능(AI) 개발 수요 등으로 고용량·고성능 제품(DDR5·HBM) 위주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낸드는 수요 회복을 이끄는 동력이 없고, 고객사 재고 수준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감산으로 가격 하락과 손실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 중심 추가 감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